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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너를 보면서 느끼는 애증, 기다리기

by ⏎▶︎❖◉⁍❖▶︎❖◉⁍❖ 2020. 2. 22.

 

너무 강한가?

성찬이를 사랑 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힘들어.

 

아직은 네가 너무 작고 어려서 다른 사람의 감정을 수용하고 배려할 줄을 모른다는 것을 잘 알아. 오늘도 창문 밖으로 물건을 던지고 아무렇지 않게 웃고 있길래 엉덩이를 한 대 때려줬다가 아빠가 그냥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어. 아직 네가 모른다는 것을 아니까.

네 감정만 다칠 뿐 아무런 교육적 소득이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야.

 

성찬이 입장에서는 아주 억울할 거 같구나.

이제 고작 세상에 나온 지 2년이 지났을 뿐인데..

엄마나 아빠는 너에게 계속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는 거 같아.

그러게.. 성찬이가 그냥 걷지도 못하고 아빠가 안아주고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그 상태로도 끄떡없을 정도로 작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이기적인 생각을 했단다.

성찬이는 아직도 많은 사랑을 받아야 하는데..

갓 태어났을 때 마냥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관심받아야 하는데,

이제는 호기심이란 자신의 본능을 주체 못 하는 것일 뿐이지만, 고작 1년 전에

받던 대우하고는 너무 많이 틀려진 것이 아닌가 해서 마음이 짠하다.

가여운 녀석..

아빠한테 한대 쥐어 맞고서도 또 한동안 시간이 지나면 아빠~! 하고 부르면서 달려오는 너를 어떻게 미워할 수 있을까?

 

아빠가 생각하는 네 당면 과제는

 

1. 숟가락 사용해서 밥 먹기

2. 먹던 음식 던지지 말기.

3. 오줌 아무 데나 싸지 말기.

4. 베란다 너머로 물건 던지지 말기.

 

이 정도인 거 같다. 아주 많은 것을 바라는 것도 아니잖아?

아빠는 아무리 재택근무를 한다고 해도 하루 몇 시간 정도는 밖에서 생활을 해야 하는데,

엄마랑 성찬이 둘만 남겨졌을 때, 엄마는 마냥 TV만 보는 것은 아닌지 많이 걱정된단다.

밥 먹는 습관도 아직 들여지지 않아서 아빠가 미안하기도 하고.

 

며칠인가 너에게 심하게 엉덩이를 때리고 소리를 질렀던 적이 있단다.

그리고 바로 그 후부터는 감정이 상하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강하게 와 닿은 게 있어서

절대 엉덩이를 때리지 않겠다고 스스로 맹세하고 옳지 않다고 반성에 반성을 했지만, 

감정이 심하게 휩쓸릴 때가 있어. 네 엄마를 볼 때.. 예를 들면 오늘 아침에도 아빠가 베란다로 통하는 창문의 문을 잠갔는데, 엄마는 덥다고 다시 열었고, 스마트폰에 코를 박고 있다가 네가 공룡 두 마리를 밖으로 던지는 것을 주의 깊게 살피지 못했거든..

엄마가 섬세하지 못한 것이 아빠는 성찬이에게 가장 미안한 것 중에 하나란다.

섬세하게 성찬이의 감정을 읽고 필요한 부분들을 이해해 줄 수 있다면 정말 최고의 엄마가 될 텐데.. 자신의 남편과 아기에게 조차도 이기적인 엄마의 모습을 볼 때가 종종 있단다.

그래서 엄마 때문에 화가 나는 일이 있을 때, 네가 발단이 됐기 때문에 성찬이에게 화풀이하듯 훈육(?)을 하게 된 거고.

휴~~~

 

어제는 엄마는 쇼핑몰 안에 너랑 아빠만 남겨두고 홀랑 3시간도 넘는 시간을 안마받으러 갔었는데.. 

밖에는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오랫동안 내렸었어.

그만하자.. 

내가 너랑 엄마만을 남겨두고 밖에 나와서 일 이외에 다른 일 할 때도 많이 있으니까..

 

자.. 마무리를 하면

성찬이는 지금보다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야.

많이 부족하지만, 아빠가 많이 노력할게..

사랑한다 성찬아..  아주 많이.. ^^*

 

<2014. 6. 21 성찬이 만 2살 때 작성글>

 

 

 

아이가 많이 보고 싶어요. 

지금 아이는 저와 떨어져서 엄마와 중국 광둥 성에서 살고 있습니다. 

 

지나서 생각해 보면 아무것도 아닌 주변 상황 때문에 아이에게 짜증을 내고 기다려주지 못했던 거 같습니다.  

아이는 말도 늦었고 걷는 것도 늦었습니다. 위에 적어 놓은 당면 과제도 우습네요. 그때는 저 혼자 생각에 많이 심각했나 봐요. 

아빠의 엄마의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는 아이들이 대부분 그런데, 그것을 알면서도 조바심이 났어요. 

말을 중국어도 한국어도 또래만큼 하지 못해서, 밥을 충분히 안 먹어서, 언제까지 안아줘야 할지 몰라서...

 

그냥 기다리는 게 답인데, 부모의 마음은 항상 조바심으로 가득합니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종종 했어요. 

아이에 대한 믿음을 아이를 보고 있을 때 생기는 게 아니라 내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면서 생각해 보는 게 더 좋을 거 같습니다. 제 스스로도 2살 때의 기억은 없지만 어느 정도 사리분별을 하게 됐을 때 넌 왜 못하니? 하는 표정의 어른들의 표정이 상처로 남아서 아직도 머리에 남아있습니다. 

 

기다려주세요. 밥 안 먹던 아이가 밥을 잔뜩 먹고, 안아달라던 아이가 더 이상 보채지 않아서 반대로 제가 더 서운해지고, 걱정하지 말고 기다리면 아이는 알아서 커주더군요. 조바심 내는 엄마 아빠의 마음이 항상 문제입니다. 

 

아이는 기다려주면 기대에 보답하고 예전의 근심거리들이 문제였었나?라고 생각들 정도로 부모의 기대에 부응했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그렇지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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