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을 주는 심리학 책
문학책이 아닙니다.
정신과, 심리상담. 이런 것이 주제인 책인데...
책의 소제목이 "정혜신의 적정 심리학"인데...
감성을 자극하는 소설책 보다 더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책의 최후에는 그런 것들이 있어요. 뒤통수를 탁 치게 만들어서 정신이 번쩍 들게 해주는 깨달음.
그 깨달음 뒤에는 내가 그러지 못했음을 후회하는 안타까움이 존재합니다.
정혜신 씨의 당신이 옳다 안에는 많은 사례가 나옵니다.
-세월호 특별법 서명받던 곳에서 난동을 부리던 할아버지와의 대화.
- 초등학생 아이가 엄마를 향해 외치던
"엄마는 그러면 안되지, 내가 왜 그랬는지 물어봐야지."
책에서 나오는 수많은 사례들에 코끝이 찡해지고 눈물이 맺혔어요.
그 모든 이야기의 뒤에는 나이 드신 내 아버지와 어머니가, 내 아이 그리고 수많은 내 주변의 사람들의 얼굴이 겹쳤습니다.
그리고 제 자신도요.
여행을 하면서 요가와 명상을 처음 접했고, 프리다이빙에 입문을 했습니다.
모두 하나로 통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요가와 명상, 프리다이빙을 통해서 온전히 나와 만나는 기회를 얻습니다. 가만히 내 호흡에만 집중하게 되는 프리다이빙의 스텝틱엡니아(Static Apnea) 과정. 요가와 명상도 눈을 감고 호흡 중에 일어나는 나의 몸 상태에 집중합니다. 이 모든 것들이 나의 존재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책에서는 사람에게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하고 있어요.
이 책을 통해서 나 스스로를, 내 존재를 더욱 사랑하게 됐습니다.
요가와 명상과 프리다이빙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이 책을 읽으면서 더욱 구체화가 된다는 느낌입니다.
타인을 공감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이유는 공감까지 가는 길 굽이굽이마다 자신을 만나야 하는 숙제들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그 길은 문제를 해결하며 한고비 한고비 넘는 스무고개 같은 길이다. 하지만 그녀가 그랬듯 수십 년 전에 헤어졌던 혈육을 찾은 것처럼 쪼개졌던 내 심장의 일부를 찾는 뜨거운 설렘과 횡재의 길이기도 하다.
정혜신, <당신이 옳다>. P243
아이를 키우다 보면 이런 경험을 해요.
내가 까맣게 잊고 있었던 어린 시절의 일이 아이의 행동과 말을 통해서 떠오르는 경험.
그것이 이쁘고 귀여운 것만이 아니라 내 10대의 시간을 온전하게 극복하지 못하고 짓눌려 고통받던 시간들이고
내 인생이 암울할 수밖에 었던 근본적인 시작. 내가 항상 짓눌려있고 27살 이후가 되어서야 세상이 살만하구나 하고 느끼게 된 그 오랜 시간 동안 겪었던 우울함. 부모님에게 조차 도움을 받지 못했던 시간. 그런 안 좋은 감정들을 아이를 통해서 다시 떠올릴 때가 있습니다.
나는
이해하지 못하는 남들이 코웃음을 칠 때, 아이에게는 그런 안 좋은 앙금이 남아있지 않게 끔 안아주고 격려해주고
"아빠도 너랑 같은 감정을 받았어, 아빠는 네가 어떤 마음인지 알아."라고 가만히 속삭여 주었습니다.
아이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아무렇지 않게 다시 밝아졌고요. 내가 오랫동안 극복하지 못한 것들을 아이는 시작도 하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든 때가 있습니다.
그게 부모로서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정혜신의 <당신이 옳다>를 통해서 난 과거의 나와 만나는 경험을 했습니다. 제가 경험했던 육아와도 닮아 있네요.
<당신이 옳다>는 다른 사람에게 공감하는 법에 대해서 자세하게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공감의 힘이 얼마나 큰 것이고 그것이 어떻게 사람을 살리는지 알려주고 있어요.
구체적인 사례들을 통해서 그 과정에서 나를 보호하는 방법과 현대 정신의학에서 진단을 남발하는 우울증의 한계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요.
우울함이 극복해야 하는 과정이 아니라 어떤 사람들에게는 삶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은 큰 울림이 있습니다.
저에게는 너무나 큰 의미의 책입니다.
정혜신 님의 <당신이 옳다> 제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이 꼭 읽어 보셨으면 좋겠어요.
좋은 여행이란 온전한 나를 만나는 과정입니다.
사고의 폭이 넓어지고 그런 상태에서 나를 만날 때 온전한 나의 한계와 가능성을 같이 볼 수 있어요.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일상생활을 떠나서 '난 왜 이것밖에 안되지?' 하는 자책을 떠나서, 남과 비교하는 나를 버리고
오롯이 나 스스로를 공감하는 과정. 그것이 여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이 옳다>를 통해서 그런 중구 남방으로 날아다니던 생각의 조각들이 오와 열을 맞춰서 반듯하게 정리된 기분입니다.
정혜신, <당신이 옳다> 현재 4번째 읽고 있습니다. ^^* 혼자하는 여행에 잘 어울리는 책입니다.
육아관련해서 예전에 적은 글들을 오늘 다시읽으면서 느낀 점을 쓴 글입니다. 아래 포스팅도 확인해 주세요.
[아빠의 마음/아이에게 쓰는 글] - 오늘 있었던 일, 아이를 지켜봐 주세요
오늘 있었던 일, 아이를 지켜봐 주세요
안녕, 우리 아들. 아빠는 성찬이가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렸으면 좋겠다. 성찬이는 분명 그런 아이로 성장할 거야. 오늘 놀이터에서 너보다 조금 큰아이와 마주쳤구나. 네가 하는 행동( 공룡소리를 내면서 다른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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